나의 자격증 투쟁 일지

왜 자격증을 많이 취득했냐고 물어 본다면... 눈을 들어 하늘을 보게 하라

자격증 홀릭 2022. 10. 2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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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간에 수강생이 왜 자격증을 많이 취득했냐는 물음에..

그냥 당시 미혼이었고 시간이 남아서라고 얼버무렸는데...
미혼이고 시간이 남는 모든 사람이 자격증을 준하는 것은 아니잖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내가 자격증에 중독되었지?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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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고등학교 출신으로 대학에 입학했는데 사정이 생겨서 1년만 다니게 되었다.
집안 일을 돕다가 입대를 하게 되었고, 제대한 이후 비트교육센터를 통해 교육을 받고, 취업을 하게 되었다.

당시도 대졸자가 아닌 경우 입사하게 된 경우는 드물었다.
지금에야 진학률이 90%가 넘었지만 90학번의 경우 재수나 삼수는 그리 드문 것은 아니였므으로 아주 없는 일은 아니였다.

몇 장 없는 추천서 중에서 2-3개 업체에 면접을 보았고, 한 군데 오퍼를 받게 된다.
입사 직후 대표이사가 던진 말.. "고졸이지만 특별히 전문대 졸 대우를 해주겠다."

난 엘리트란 말이 싫다. 선택 받은 사람...
나는 선택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지금은 내가 선택 받았지만, 다음에는 내가 선택하겠다 마음 먹었다.

그렇게 96년에 입사해서 97년이 되어서 IMF라는 것을 당면하게 된다.
그럭저럭 다닐만 했는데 수당도 없어지고, 보너스도 없어지니 자취생 생활이 여간 팍팍한게 아니였다.


이직이라도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대학 졸업장이 없다.
부랴부랴 방송통신대학을 다니게 되었는데 4년의 시간은 필요했다.

그때 절실히 깨달았다.
준비되지 않는 사람은 갈 곳이 없구나..

실력은 보이지 않고, 학력은 당장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실력을 증빙하고 학력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그때 생각한 것은 자격증이었다. 한참 인기 있는 국제 자격증인 MCSE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새는 줄 모른다고 MSCE 이후 MCDBA, OCP-DBA, SCJP 등등 다양한 자격증을 수집하게 되었다.
세상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던 20년 전의 나는 다른 분야의 자격증에도 욕심을 내게 된다.
물류관리사, 유통관리사, ERP 관리사, 재해복구지도사 등등

어떤 분은 자격증 준비할 시간에 공부하라고 하는데... 자격증에 너무 기대를 많이 하신듯
자격증은 자격증일 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나같이 입문자나 초보자는 체계적인 자격증으로 시작을 한다.
내공이 높은 분들은 필요없겠지만..

의사 면허 없어도 병을 잘 고치는 의사도 있고, 의사 면허 있어도 실력 없는 의사도 있으니 의사 면허를 없애자고 할 건가? 
운전 면허 있다고 모두 운전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운전 면허 없다고 운전 못 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그래도 의사면허와 운전면허란 제도가 완벽하진 않지만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긍정적이기 때문에 있는 것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존재 가치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아.. 3년이 지나서 모르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기억에는 UDB에 뭔지 물어보는 것같은데.. 어떻게 알고 전화했냐니까 아는 사람 물어 물어 전화가 왔다고 했다.
그리고 조흥은행에서 취업 의뢰가 왔었고...(신한은행과 합병되면서 흐지부지 되었지만..)

3년의 시간 동안 전문성을 인정 받은 것같아서 뿌듯.. 이제 내가 다닐 회사를 선택할 수 있구나..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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