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퇴물인 줄은 모른다.
어느 기술사와 갈등을 가진 적이 있었다.
항상 그렇지만 항상 적은 많다.^^
회사든 모임이든 조직은 생명체와 같아서 낡은 세포는 버려야 새로운 세포가 돋아나기 마련이다.
기술사 모임 중 활동이 저조해서 활동하지 않을 사람은 빠지고 새롭게 조직을 정비하자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랬더니 한 기술사가 감정 섞인 메일이 왔다.
지난 동안 고생해서 자료 만들고 강의했는데 이제 와서 퇴물 취급하냐고...
그리고 떠난다고 했다.
세상은 넓으니까 다시 만날 일은 없겠지만 그 후로 연락도 되지 않는다.
-원래 가는 사람 안 잡고, 오는 사람 안 막는 것이 좌우명이라 크게 신경 쓰지도 않는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미 마음이 떠난 사람이고, 언젠가 떠날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사업 초기에는 과감하게 일을 만드는 일꾼이 필요하지만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 체계를 관리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에 맞춰 자신이 변할 수 있으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무능하고 천덕꾸러기 상사/부하가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허리케인이 불 때는 돼지도 날아다닐 수 있다.
그러나 어려운 시기가 되면 구조조정의 칼날이 오기 마련이고,
그때 내 젊음을 바쳤는데 이럴 수가 있냐고 항의해보지만 그건 아직도 세상을 모르는 거다.
조직은 스스로 불필요한 부분을 도려내고 필요한 부분을 붙여가기 때문에 살아남는 것이다.
- 너무 냉정한가? 뭐 친목단체도 아니고 유흥비를 벌기 위해 직장 다니는 건데 뭘..^^
그래서 현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월급을 받는 것이다.
내일을 위해서 오늘 월급을 적게 받을 이유도 없고, 또 받은 만큼 열심히 일하면 그만이다.
먼 미래까지 책임져 달라고 하기엔 무리이지 않은가?
예전에 지방에서 코딱지만한 웅변 학원을 운영하던 친구가 하던 말이 있다.
애들에게 사랑은 주되 정은 주지 말아야 한다고..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다고 한다.
회사든 모임이든 조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렇다고 막연한 기대를 가지는 것은 현명하지 못할 것 같다.
스스로 퇴물이 되었으면 퇴물임을 알아야 한다.
언제까지 옛날 타령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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