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도청을 지나면 충장로가 보인다. 이젠 도청도 아니고 시청도 아니란다.
(전남도청은 무안으로 가고, 광주시청은 상무로 가고.. 그러니 상권이 죽을 수 밖에...)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충장로는 명동 + 종로 + 대학로 + 홍대 + 신사동 + 가로수길 + 강남.인 곳이다.
좀 논다 싶을 껄렁이들이 모이는 곳, 쇼핑이나 옷 좀 사려면 소똥에 똥파리들이 모이듯 모이는 장소다.
길을 잘 못 들어서 인지 횡단보도는 안보이고 고관철과 도가니에 무리가 가는 지하도로 들어갔다.
아 그렇지 지하도가 유명했지...
씨바 이렇게 길이 좁았나? 예전에는 꽤 넓은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달구지 하나 지나기도 힘들겠다.
지금 보니 명동 거리 못지 않네.. 씨바 명동 칼국수만 있으면 명동 왔다고 해도 믿겠어..
아.. 그래 금강제화... 여기가 뭐.. 강남역 8번 출구 뉴욕제과 같은 곳이야.. 약속하면 모이는 장소..
여동생 랜드로바 신발 사준 기억이 나는군..(나중에 알고 보고 백화점에서 세일을 해서.. 정보의 중요성을 알게했지)
아.. 여기도 기억이 난다. 지금도 구세군이 있네.. 근데 종은 어디갔어. 마이크 잡고 멘트하는 건 전통적인 행동이 아니지..
내가 여기까지 온 이유가 있어.
80년대 이성 여자 사람 친구하고 제대로된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 갔었지. 나름 스우프도 주고 칼질하면서 어깨에 힘주던 곳이데 바로 유생촌이지.. 나는 유생충이고..^^
난 존나 준비성이 무섭도록 철저한 놈이거든 ..
진수와 유생촌에 엮인 에피소드 언젠가 왜인지 모르겠지만 진수랑 유생촌에 간 적이 있었어 큰 맘 먹고 돈가스 대신 함바스테이크 시켜줬는데... 진수가 함바스테이크 한 입 먹더니 비굴하게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어 "지오야 함바스테이크보다 돈가스가 더 낫다." 아.. 세상에는 소고기 보다 돼지 고기를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구나. 냉면 보다 라면을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구나. 빼갈 보다 소주를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구나.. 는 생각을 했었다. |
미리 홈페이지에서 위치를 알아 놨거든... 제 아무리 복잡한 길도 나에게 식은 죽 먹다가 체하기지.
어.. 씨바 아닌데.. 진짜 폭망했나.. 찬이가 시크하게 망했다고 했는데 망했나?(나씨도.. 망했는 껄)
망했네.. 유리창에 반사된 꽃사슴처럼 가녀린 다리가 본좌의 다리되시겠다.
씨바.. 친구 안 믿고 인터넷 블로그를 믿은 내가 바보...
그럼 멀 먹나..
아.. 오백냥 하우스... 상추 튀김이 있었지.. 아직 오백냥 하우스 있으려나?
인터넷 검색해보니 오백냥 하우스가 종로에도 있고 부산에도 있고 전국에 오백냥 하우스가 있다.
오백냥 하우스란 단어가 주문진 국도변 도로에 말리 오징어 마냥 널리고 널렸구나.
당시 떡볶이 김밥 튀김을 오백냥에 팔았던 이웃들이 존나 많았구나..
그런데..
그런데...
우연치 않게 시나브로 아방가르드 바로 옆에...
상추 튀김이...
ㅆㅂ 죽으란 법은 굶으란 법은 없구나 진's통 상추튀김
맞다. 전 직장에서 동료 하나가
동료 - "광주에 가면 상추 튀김이 있다면서.. 그럼 상추를 튀기는 거냐? 깻잎은 튀기는 것은 먹어 봤는데.."
지오 - 아냐. 튀김을 상추에 싸 먹는 거야.
동료 - 그럼 튀김 쌈 아냐? 고추 튀김은 고추를 튀기는 거잖아.
그렇지 원래 우리 민족은 맛있는 것은 다 싸먹었지.
돼지고기 삼겹살도 쌈싸 먹었고, 오리고기 로스구이도 쌈사 먹었고, 하다 못해 맨 밥에다가 쌈장 발라고 쌈싸 먹었지.
게다가 과부도 과부 보쌈도 있잖...
지오 : 상추는 튀김을 싸먹을 수 있어도 고추는 튀김을 싸 먹을 수 없잖아.(아 씨바 존나 논리없다)
포장은 2인분부터란다. 거금 9500원 카드로 지불했다. 비교적 주인장은 친절했고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것같았다.
영수증도 순순히 발급해줬다.
자 이제 모텔에서 고독한 미식가가 되어 나만의 만찬을 가져보자.
샐러드가 있고.. 간장에 절인 양파가 있고 튀김이 있다.
엄밀히 말하면 상추 튀김이 아니라 오징어 튀김이다. 먹기 좋게 한입 사이즈로 만들었다.
맛있게쥬?
상추가 생각보다 존나 많다. 난 녹색 채소 잘 안 먹는데...
난 위대하고 입이 커서 오징어 튀김 2개씩 쌈싸 먹는다.
양파하고 고추 싫어하는데 이게 신의 한수다. 기름의 느끼한 맛을 잡아 준다.
그래도 난 양파하고 고추를 싫어한다.
한번 더..
튀김은 파삭하고 마지막 한점 먹을 때까지 눅눅해지지 않았다.
이렇게 31년만의 광주 방문기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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